아브라함의 아들 – 이삭과 이스마엘

아브라함의 아들들 중 누가 유산을 상속했을까.

아브라함의 아들에 대해 성경은 이삭과 이스마엘을 주로 이야기한다. 이삭은 출산이 불가능했던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하나님께서 약속하시고 예언하신 대로 낳은 아들이고, 이스마엘은 이삭이 태어나기 14년 전 사라의 여종 하갈을 통해 얻은 아들이다. 아브라함에게는 이삭과 이스마엘 외에도 시므란, 욕산, 므단, 미디안, 이스박, 수아 등 후처 그두라를 통해 얻은 6명의 서자들이 있다. 아브라함의 적자는 이삭으로, 하나님께서는 이삭을 아브라함의 유일한 상속자로 인정하셨다.

아브라함의 아들과 상속자

성경은 아브라함이 아들들을 낳고 유산을 물려주기까지 그의 사생활과 가정사에 대해 많은 지면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다. 성경은 단순히 한 개인의 일대기나 가정사를 알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아브라함이라는 한 인물에 주목한다. 특히 하나님이 직접 관여하여 유업을 승계할 상속자를 정하는 과정을 자세히 담고 있다. 이것은 아브라함 가문의 상속 문제가 하나님의 구속의 섭리와 맞물려 있음을 의미한다.

슬하에 자녀가 없었던 아브라함은 다마스커스(다메섹) 출신의 종 엘리에셀을 상속자로 정해놓고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은 엘리에셀을 아브라함의 상속자로 허락하지 않았다. 아브라함이 낳은 아들만을 상속자로 인정했다(창세기 15:1~4). 문제는 아브라함에게 아들이 없다는 점이었다.

이럴 경우 당시 메소포타미아 사회에서는 관행으로 행해지던 방법들이 있었다. 이혼을 하거나 여종을 대리모로 만드는 것이다. 이혼 절차는 아내가 혼인할 때 가져온 지참금에 위자료만 얹어주면 되었다. 여종을 대리모로 만드는 방법은 기원전 19세기 아시리아의 결혼 계약서에도 언급되어 있다. 계약서에는 신부가 2년 내 자녀를 낳지 못할 경우 여종을 사서 낳도록 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는 아이를 낳지 못하자 먼저 나서서 이집트에서 데려온 여종 하갈을 통해 대를 잇고자 했다. 마침내 하갈은 아브라함의 첫째 아들 이스마엘을 낳는다(창세기 16:1~4, 15). 그런데 하나님은 이스마엘에게 상속권을 허락하지 않았다. 사라가 낳은 아들만을 상속자로 허용한 것이다(창세기 17:18~21).

하나님은 사라에게 아들을 약속했다. 사라는 웃었다. 그녀는 오랜 세월 아이를 갖지 못한 데다 이미 가임기마저 지난 상태여서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창세기 18:10~15).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대로 사라는 아들 이삭을 낳았다. 그녀의 나이 90세 때였다(창세기 21:1~5). 히브리서 기자는 사라가 아들을 낳으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다고 증언하고 있다(히브리서 11:11).

〈사라가 듣고 웃다〉, 제임스 티소(James Tissot).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과 이스마엘 중 누구에게 상속권을 부여해야 할 것인가. 메소포타미아 부족 사회에서는 노예의 소생이라 할지라도 아버지가 아들로 인정하면 정실의 소생과 동등하게 상속권이 주어졌다.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을 아들로 인정했다(창세기 21:11, 16). 당시 관습상 맏아들인 이스마엘이 상속권을 가져갈 여지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삭을 위한 잔치가 열리던 날, 하갈의 소생 이스마엘이 이삭을 희롱하는 것을 목격한 사라는 그들을 내보내기를 원한다. 아브라함이 이 일에 대해 고심하자 하나님은 사라의 말대로 하라고 명한다(창세기 21:9~14). 이제 아브라함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는 이삭뿐이었다. 이후 아브라함은 후처 그두라를 통해 욕산, 미디안 등 6명의 서자들을 얻었으나 이삭의 상속권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그들에게 필요한 몫을 주어 동쪽 먼 지역으로 보낸 후, 그의 모든 재산을 사라가 낳은 이삭에게 주었다(창세기 25:1~6).

아브라함의 아들들, 그 이야기 속에 담긴 교훈

누가복음 16장에 기록된 예수님의 ‘부자와 나사로’ 비유 속에는 의아한 점이 있다. 나사로가 죽어서 간 장소, 그리고 부자가 음부의 고통 속에 하나님을 부르는 대목이다. 거지 나사로가 죽어 ‘아브라함의 품’에 들어갔다는 묘사, 부자가 하나님을 ‘아버지 아브라함’이라고 부른 점을 고려해보면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누가복음 16:19~24). 결국 아브라함 가문의 상속에 관한 역사는 하나님의 나라 천국을 상속받을 그리스도인들을 교훈하기 위한 표본인 셈이다.

너희가 그리스도께 속한 자면 곧 아브라함의 자손이요 약속대로 유업을 이을 자니라

(갈라디아서 3:29)

고대 이스라엘에는 장자 상속이 일반적이었다(창세기 25:31~36). 법적으로 아브라함 가문에서 장자권은 당연히 가장 먼저 태어난 이스마엘이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삭이 장자 상속권을 가져갔다. 하나님이 개입한 아브라함 가문의 상속 과정을 살펴보면 한 가지 특별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반드시 사라의 아들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아니라 네 아내 사라가 정녕 네게 아들을 낳으리니 너는 그 이름을 이삭이라 하라 내가 그와 내 언약을 세우리니 그의 후손에게 영원한 언약이 되리라 … 내 언약은 내가 명년 이 기한에 사라가 네게 낳을 이삭과 세우리라

(창세기 17:19~21)

사도 바울은 아브라함의 본처이자 종이 아닌 자유자였던 사라는 그리스도인의 어머니를 비유하는 것으로, 자유자의 자녀가 유업을 받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아브라함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여종에게서 태어나고 한 사람은 종이 아닌 본처에게서 태어났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 이것은 비유로 표현한 것입니다. … 그러나 하늘에 있는 예루살렘은 종이 아닌 여자이며,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은 이삭과 같이 약속의 자녀들입니다. … 우리는 여종의 자녀가 아니라, 자유를 가진 여자의 자녀입니다.

(새번역, 갈라디아서 4:22~31)

이 말씀에서 ‘우리’는 구원받을 그리스도인들을 가리킨다. 사도 바울은 천국이 약속된 그리스도인들이 자유자인 하늘 예루살렘 어머니의 자녀라고 밝히고 있다. 하늘 예루살렘은 사도 요한이 보았던 계시와 이어져 있다.

일곱 대접을 가지고 마지막 일곱 재앙을 담은 일곱 천사 중 하나가 나아와서 내게 말하여 가로되 이리 오라 내가 신부 곧 어린양의 아내를 네게 보이리라 하고 성령으로 나를 데리고 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가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예루살렘을 보이니

(요한계시록 21:9~10)

천사가 사도 요한에게 신부, 즉 어린양(재림 그리스도, 아버지 하나님)의 아내를 보여주겠다며 하늘 예루살렘을 보여주었는데, 사도 바울은 하늘 예루살렘이 ‘우리 어머니’라고 증거했다(갈라디아서 4:26). 앞서 언급했듯이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아브라함의 후사는 ‘하나님의 후사’를 상징한다. 아브라함의 아들 중 이삭이 자유자인 사라의 자녀였기에 유업을 받을 수 있었던 것처럼, 하늘 예루살렘이자 자유자이신 어머니 하나님을 통해 천국의 유업을 받을 수 있다.

아브라함과 사라와 아들 이삭.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이름을 바꿔주신 것처럼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Sarah) 역시 하나님의 뜻에 따라 개명한 것으로 원래 이름은 ‘사래(Sarai)’였다(창세기 17:15). 어원은 ‘שַׂר(sar)’로서, 수장(Chief), 통치자(Ruler), 지도자(Captain), 군주(Prince) 등의 뜻을 갖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사라에게 ‘열국의 어머니’라는 호칭을 부여하셨다(창세기 17:16). 이삭의 어머니인 사라를 열국의 어머니라 칭하신 것은 영적 사라인 어머니 하나님을 알려주고자 하신 뜻이 내포되어 있다.

<참고 자료>